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라, 개인이 만든 시스템의 개발·운영 과정을 공유하는 정보·교육·참고용 글입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질문 하나로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잠든 사이, 이 봇은 하루에 시장을 몇 번이나 들여다볼까요?

한 번? 장 열릴 때 한 번, 닫힐 때 한 번? 아닙니다. 낮에는 15분마다, 밤 미국장은 20분마다 시장을 순찰합니다. 그리고 새벽 3시엔 더 이상한 일을 합니다 — 자기 자신을 검사합니다.

지난 개발기④에서는 “주문은 됐는데 봇은 실패라 우겼다”는 배관 사고를 다뤘습니다. 오늘은 한 걸음 물러서서, 사람이 아무도 없는 24시간 동안 이 시스템이 대체 뭘 하고 있는지 시계로 펼쳐 보겠습니다.

밤에도 켜져 있는 서버실
Photo: panumas nikhomkhai / Pexels
봇이 하루에 시장을 보는 리듬
머니노트 · 정보·교육·참고용

자동매매의 진짜 질문은 “매매”가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저도 자동매매의 핵심이 “언제 사고 언제 파느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규칙만 잘 짜면 끝인 줄 알았죠.

그런데 막상 사람 없이 돌려 놓고 보니, 훨씬 더 골치 아픈 질문이 있었습니다. “내가 자거나 딴 일을 하는 사이에, 뭔가 조용히 어긋나면 어떻게 알아채지?”

자동화는 흔히 “한 번 켜 두면 알아서 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알아서 돌긴 하는데, 틀린 채로도 알아서 잘 도는 척을 합니다. 이게 오늘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봇의 하루를 시계로 펼치면

먼저 하루 전체를 펼쳐 보겠습니다. 핵심은 아무 때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할 일마다 정해진 시각이 있고, 그 시각이 되면 알아서 깨어납니다.

봇의 하루 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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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를 돌면 이렇습니다.

여기서 궁금해지는 게 있습니다. 왜 굳이 15분, 20분마다일까요? 그냥 실시간으로 계속 보면 안 될까요?

왜 “계속”이 아니라 “15분마다”일까요

계속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습니다. 하지만 매번 시장 데이터를 불러오는 데는 시간도, 비용도 듭니다. 1초마다 전 종목을 확인하면 정확하겠지만, 봇이 데이터를 부르느라 정작 중요한 순간에 느려지는 웃픈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너무 자주도, 너무 드물게도 아닌” 간격을 찾은 게 낮 15분·밤 20분입니다. 손절이나 정리 매도처럼 놓치면 안 되는 일을 제때 살펴볼 만큼은 촘촘하고, 시스템이 지치지 않을 만큼은 여유 있는 간격입니다.

간격은 왜 15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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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순찰과는 별개로, 아침에 데이터를 맞추는 작업에는 놓쳐도 따라잡는 장치를 뒀습니다. 이 작업이 서버 재시작 같은 이유로 제때 못 돌면, 그냥 건너뛰지 않고 한 시간 안에 다시 시도합니다. “한 번 놓쳤으니 다음 날 보자”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만회하는 거죠.

그런데 바로 이 대목에서, 자동화의 가장 무서운 함정이 숨어 있었습니다.

조용히 고장 나면, 아무도 모릅니다

조용히 고장 나는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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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직접 매매하면, 뭔가 이상할 때 바로 눈에 띕니다. 화면이 멈추거나, 숫자가 안 맞으면 “어? 이상한데?” 하게 되죠.

자동 시스템은 다릅니다. 겉으론 매일 멀쩡하게 도는데, 속은 낡은 채로 굳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죠. 정작 사고는 “고장” 자체가 아니라, 그 고장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말로만 하면 와닿지 않으니, 제가 실제로 겪은 두 가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둘 다 한참 뒤에야 드러났고, 그전까지는 어떤 경고도 없었습니다.

겉은 멀쩡, 속은 굳어 있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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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매매 규칙이 틀린 게 아닙니다. “멈춰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아무도 몰랐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원칙을 하나 새겼습니다 — “0건은 정상이 아니라, 아직 확인 못 한 것이다.” 조용한 0이야말로 가장 의심해야 할 숫자였습니다.

그래서 봇이 봇을 검사하게 했습니다

해결책은 단순했습니다. 사람이 매일 아침 챙기던 점검표를 기계에게 넘긴 겁니다.

이제 매일 새벽, 정해진 시각이 되면 봇은 매매를 멈추고 자기 자신을 다섯 영역으로 나눠 훑습니다. 그리고 이상이 있든 없든 결과를 제 휴대폰(메신저)으로 보냅니다. 사람이 안 봐도 알 수 있게요.

봇이 봇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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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영역은 이렇습니다.

핵심은 마지막입니다. 문제가 있을 때만 저를 부른다는 것. 평소엔 “이상 없음” 한 줄이면 됩니다. 사람이 24시간 감시탑에 앉아 있는 대신, 봇이 알아서 감시탑을 돌고 뭔가 이상할 때만 알람을 울리는 구조로 바꾼 거죠.

물론 이 점검도 처음부터 완벽하진 않았습니다. 방금 본 “한 달째 조용한 0” 같은 건 점검마저 놓쳤고, 그 뒤로 “0도 의심하라”는 규칙을 점검에 새로 심었습니다. 감시망은 한 번 짜고 끝이 아니라, 놓친 걸 발견할 때마다 계속 촘촘해집니다.

순찰이 곧 완벽은 아닙니다

여기서 오해를 하나 꼭 풀어야 합니다. “15분마다 순찰한다”는 건 봐야 할 걸 제때 본다는 뜻이지, 본 대로 늘 완벽히 실행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순찰이 아무리 촘촘해도, 정작 “팔아라”는 신호가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배관이 막혀 있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저는 실제로 그 마지막 배관에서 넘어진 적이 있습니다 — 봇이 팔라고 판단했는데 정작 주문은 안 나가던 문제였죠. 그 부끄러운 이야기는 개발기④에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잘 돌고 있다”는 말을 이제 함부로 안 씁니다. 잘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정말 잘 도는 것은 다르니까요. 그 둘을 갈라주는 게 바로 이 새벽 점검입니다.

정리 — 자동화의 절반은 “감시”였습니다

돌아보면 자동화는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손을 떼도 되도록 감시를 심어 두는 것”에 더 가까웠습니다. 사람이 자는 새벽에도, 봇이 봇을 지켜보게 하는 것 — 그게 24시간을 사람 없이 버티는 진짜 비결이었습니다.

다음 글 예고 — 이 봇, 한 달에 얼마가 들까요?

여기까지 오면 자연스레 드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걸 24시간 돌리는 데 돈은 얼마나 드는데?” 서버 비용, AI에게 물어보는 비용, 데이터 값까지 — 자동매매 봇의 한 달 운영비를 솔직하게 까 보겠습니다. 생각보다 비싼 것도, 의외로 싼 것도 있었습니다.

▶ 다음 편 예고
이 봇, 한 달에 얼마가 들까요? — 자동매매 봇의 진짜 운영비
서버·AI·데이터 값까지, 24시간 봇을 굴리는 한 달 비용을 솔직하게 까 봅니다.

다음 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근거: StockBot_개발_개요 · 자동매매_시스템이란 · 자동화_운영_파이프라인 — 본 글은 개발·운영 과정의 경험 공유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