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연장근로 개편

지난 11월 17일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안을 마련해온 전문가 논의기구 '미래노동시장 연구회'가 주 52시간제 유연화 등을 골자로 하는 권고문을 발표한 데 대해 12월 13일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폭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전문가들이 권고한 연장근로 개편안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연장근로 개편

1. 연장근로 개편 이유

주 52시간제의 기존 방침은 유지하되 현재 1주 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 단위를 '연'단위로 늘려 노동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러한 방침을 하는 이유는 현행 근로기준법은 법정근로시간 1주 40시간에 연장근로시간 12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주 52시간제 시행은 장시간 근로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현장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윤정부의 입장입니다.

 

즉, 아이스크림 공장이나 에어컨 제조업체처럼 계절적 수요가 몰리는 업종과, 연구개발이나 영화. 드라마 촬영 등 특정 시기에 집중 근무해야 하는 업종 역시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선택 근로제) 등의 유연근무제를 확대했지만 한계가 있어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늘려 사업장과 근로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이번 개편안의 핵심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 내용으로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12월 13일 최종 권고문을 정부에 전달했고 정부는 이 권고문을 바탕으로 법 개정에 나설 방침이라고 합니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주요 권고내용
주요과제	내용
근로시간 유연화	-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 확대(현행 주→월, 분기, 반기, 연) - 연장근로시간 '분기'이상으로 관리하면 근로시간 단축 - 연장근로시간 '월'이상으로 관리하면 근로일 사이에 11시간 연속휴식 -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도입
임금쳬계 개편	- 연공제→직무성과제로 개편 - 중소기업 및 업종별 임금개편 지원 - 직무별 임금정보 제공하는 '통합형 임금정보 시스템' 등 도입 - 임금격차 해소 논의하는 '상생임금위원회' 설치
추가 과제	- 근로조건 격차 해소 - 현행 파견제도 전반적 개선

 

 

 

 

 

2. 연장근로 개편을 어떻게 바뀌나?

연구회의 권고문은 현재 법정근로시간인 1주 40시간은 유지하되 연장근로시간인 1주 12시간을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확대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주에서 월, 분기, 반기, 연 등으로 바꿀 경우 장시간 연속 근로가 가장 우려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노동조합 등은 그동안 정부발(發) 근로시간 개편에 줄곧 반대해 왔었는데요.

 

1) 근로시간 유연화

연구회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각 사업장이 연장 근로시간 관리를 ‘분기’ 이상으로 정할 때 허용하는 연장근무시간의 총량을 줄이는 것으로 개편하였습니다.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 개편할 경우 근로시간 단축안
	1주(현행안)	월(1개월)	분기(3개월)	반기(6개월)	연(12개월)
허용 가능한 연장근로시간	12시간	52시간	140시간	250시간	440시간
현재 허용시간 대비 증감	-	증감없음	-10%	+20%	-30%

 

① 연장근로시간 단위 확대 및 근로시간 총량 단축

즉, 주 12시간, 월 52시간 허용되는 연장근로시간을 분기(3개월)로 관리할 때는 140시간, 반기(6개월) 250시간, 연(12개월) 440시간 등으로 제한하자는 것입니다. 이는 산술적인 최대 연장근로시간에서 각각 10%, 20%, 30% 줄인 시간으로, 연장근로를 몰아서 하는 기업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으로 개편하였습니다.

 

② 근로일 간 11시간 이상의 연속휴식제를 도입

다만, 한 특정 주에 연장근로를 몰아서 사용할 경우 근로자의 건강권 침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경우 근로자는 근로일 간 11시간 이상의 연속휴식제를 도입하였습니다.

 

③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또한, 근로시간 저축계좌 제도를 도입합니다. 근로자가 연장, 야간, 휴일근로를 하면 이를 시간으로 저축해뒀다가 원할 때 휴가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연장근로 1시간을 했다면 원래 1.5배의 가산수당을 받는데 이것을 시간으로 저축하면 2시간을 적립해 근로자가 원할 때 휴가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2) 임금체계 개편

연구회는 이번에 국내 임금체계 개편 방향도 발표했습니다.

 

① 기존 연공제 → 직무성과제로 개편

핵심은 근무 연수에 따라 호봉이 올라가는 연공급제를 줄이고 이를 직무·성과급제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연구회는 “연공급제는 근무 연한을 쌓을 수 있는 대기업, 정규직, 남성에게만 유리한 임금체계”라고 평가했죠. 또한, 공정한 보상을 원하는 청년, 고용 불안이 극심한 고령층을 위해 임금체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② 중소기업 및 업종별 임금개편 지원

중소기업이 임금체계를 직무·성과급제로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③ 직무별 임금정보 제공하는 '통합형 임금정보 시스템' 도입

연구회는 직무별 임금 정보를 제공하는 ‘통합형 임금정보 시스템’을 만들 것을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비슷한 일을 하면 어느 정도의 임금을 받는지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방침입니다.

 

 

 

3) 추가과제

연구회는 향후 추가 개혁 과제로 △파견제도 개선 △파업 시 대체근로자 사용 등을 제시했습니다.

 

정부는 12월 13일 위와 같은 내용의 연구회 권고문을 수령했습니다. 그리고 새해 들어 이러한 권고문을 더 구체화하는 입법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3. 국내 반응

연구회 권고문이 실제 적용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됩니다. 우선 노동계 반발이 거셉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업무 지시를 거절할 수 없는 현실에서 노동시간 자율선택권 확대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반대 입장을 밝혔고요.

 

또한, IT업종에서도 각종 편법으로 초장기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 장시간 노동에 많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노조 없는 작은 회사는 협의없이 일방적인 노동을 강요 받을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해 파장이 크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의 전반적인 방향에 대해 공감하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여러잡음도 있기 때문에 이번 권고안 대부분이 법률 개정 등이 필요해 ‘여소야대’ 국회를 넘는 것도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 시간은 많은 근로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법 개정에 앞서 근로자의 생활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현실적인 근로 시간이 개편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