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원 먼저 줄 테니, 여기 서명만 해 주세요.」
퇴직금을 못 받은 분이 사장에게 흔히 듣는 말입니다. 종이 제목은 처벌불원서, 사장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서류예요.
그런데 그 종이 아래쪽에 「임금·퇴직금 관련 일체를 모두 정리하였으므로 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다」는 한 줄이 함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퇴직 뒤 돈을 받으면서 이런 각서를 써 준 사람에게 나머지 퇴직금을 줄 의무가 없다고 본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거든요.

바쁘면 이것만 · 2026.10 기준
- 처벌불원 = 사장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입니다. 퇴직금 체불은 피해자가 이 뜻을 수사기관·법원에 밝히면 검사가 기소할 수 없어요(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3조 단서 · 명단이 공개된 체불사업주가 공개 기간 중 체불한 경우는 제외)
- 수사기관·법원에 한 번 밝히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다시 처벌을 구할 수 없어요(형사소송법 제232조②③)
- 처벌불원 자체는 퇴직금 채권을 없애는 서류가 아닙니다. 형사 절차와 돈 문제는 법 구조상 따로 갑니다
- 🔴 그런데 같은 종이에 「모두 정리」·「더 요구하지 않는다」가 붙으면 퇴직금 포기로 읽힐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문구의 각서를 퇴직 뒤 퇴직금 포기로 봤습니다(대법원 2018다21821)
- 9월 18일 이후 생긴 퇴직금 체불부터 형량이 올랐습니다 — 3년 이하 징역·3천만 원 이하 벌금 → 5년 이하·5천만 원 이하. 처벌불원이면 기소 못 하는 단서는 그대로예요
- 퇴직금을 받을 권리는 3년 안 쓰면 시효로 사라집니다(제10조)
처벌불원서에 서명하면 퇴직금도 포기하는 건가요?
원칙은 아닙니다. 둘은 서로 다른 의사표시예요. 처벌불원은 「사장을 처벌해 달라고 하지 않겠다」는 형사 절차의 이야기이고, 퇴직금은 내가 받을 돈, 즉 민사 채권의 이야기입니다.
민법이 정한 채권이 사라지는 길은 갚기(변제)·상계·면제·소멸시효 같은 것들입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은 그 목록에 없어요. 쉽게 말하면 경찰에 낸 신고를 거두는 것과 빌려준 돈을 탕감해 주는 것은 다른 일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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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목 | 값 | 설명 |
|---|---|---|
| 징역 상한 | 5년 | 9.18 이후 체불 |
| 벌금 상한 | 5천만 원 | 9.18 이후 체불 |
| 퇴직금 시효 | 3년 | 안 쓰면 사라짐 |
문제는 사장이 내미는 종이가 대개 한 장이라는 점입니다. 처벌불원 문장과 「채권을 포기한다」는 문장이 같은 종이에 나란히 있으면, 서명은 하나여도 법률행위는 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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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 | 접는 것 | 되돌리기 |
|---|---|---|
|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 사장 처벌 요구 | 불가 |
| 모두 정리 · 더 요구 안 함 | 남은 퇴직금 청구 | 다툼 필요 |
그 둘째 줄이 실제로 법정에서 어떻게 읽혔을까요?
대법원은 어떤 각서를 퇴직금 포기로 봤나요?
퇴직하고 몇 달 뒤, 밀린 돈을 받으면서 「모두 정리하였으므로 더 요구하지 않겠다」고 쓴 각서입니다. 대법원 2018다21821·25502 판결(2018.7.12 선고)의 사안이에요.
근로자는 퇴직한 뒤 약 10개월에 걸쳐 미지급 급여와 퇴직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회사에 이런 각서를 써 줬어요.
본인은 귀사에 밀린 급료(퇴직금 포함)를 모두 정리하였으므로 더 이상의 추가 금액을 요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대법원 2018다21821·25502 판결 요지 [3]에 인용된 각서)
나중에 퇴직금을 청구했지만, 대법원은 이 각서를 퇴직금청구권을 사후에 포기한 것으로 보고 회사에 지급 의무가 없다고 본 원심이 정당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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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 효력 | 판례 |
|---|---|---|
| 퇴직 전 · 미리 포기 | 무효 · 강행법규 위반 | 97다49732 |
| 퇴직 뒤 · 나중에 포기 | 허용될 수 있음 | 2018다21821 |
여기서 갈림길은 퇴직 전이냐 뒤냐입니다. 퇴직 전에 퇴직금을 미리 포기하는 약정은 강행법규 위반이라 무효예요(97다49732). 그런데 이미 퇴직해 근로관계가 끝난 뒤에 생긴 퇴직금을 나중에 포기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봤습니다(2018다21821 요지 [1]).
바꿔 말하면, 사장이 서명을 받으러 오는 시점은 대개 퇴직 뒤라는 거죠. 법이 「미리 포기는 무효」로 지켜 주던 울타리 밖입니다.

물론 「그럼 각서 한 줄이면 무조건 끝이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어요. 같은 판결 요지 [2]는 문언이 분명하지 않으면 작성 경위·목적·진정한 의사를 종합해 해석한다고 했고, 이 사안은 돈을 실제로 받아 가며 수개월 뒤에 쓴 각서였습니다. 다만 그 판단을 법정에서 다투는 것 자체가 시간과 비용이에요.
그럼 처벌불원 쪽은 나중에 마음을 바꿀 수 있을까요?
한 번 밝힌 처벌불원, 나중에 되돌릴 수 있나요?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한 번 밝히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②는 고소를 취소한 사람은 다시 고소할 수 없다고 정하고, 같은 조 ③이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원하는 뜻을 철회한 경우에도 이를 그대로 적용해요.
풀어 쓰면, 「사장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고 한 번 밝히면 사장이 약속한 돈을 안 줘도 다시 「처벌해 주세요」로 돌아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밝힌다」는 사장에게 종이를 써 주는 것과 같은 말이 아니에요. 대법원은 이 의사표시가 기소 전에는 사건을 맡은 수사기관에, 기소 후에는 재판하는 법원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봤습니다(대법원 2011도17264). 그래서 사장은 받은 처벌불원서를 노동청이나 법원에 내는 거죠.
시한도 생각보다 깁니다. 이 뜻은 제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밝힐 수 있어요(제232조①③).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어도 1심 선고 전에 법원에 전달되면 효력을 냅니다. 그래서 사장 쪽에서는 재판 직전까지 서명을 받으려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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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점 | 사건 | 설명 |
|---|---|---|
| 퇴직 | 지급 사유 발생 | 원칙적으로 14일 안에 지급 |
| 14일 경과 | 퇴직금 미지급 | 노동청 진정·고소 가능 |
| 수사·기소 | 사장이 서명 요청 | 처벌불원서가 오가는 자리 |
| 1심 선고 전 | 처벌불원 시한 | 수사기관·법원에 전달돼야 효력 |
| 퇴직 후 3년 | 퇴직금 시효 | 안 쓰면 청구권 소멸 |
그렇다면 9월 18일에 형량이 올랐다는데, 이 구조는 뭐가 달라졌을까요?
9월 18일부터 퇴직금 체불, 무엇이 바뀌었나요?
형량만 올랐고, 처벌불원이면 기소하지 못하는 단서는 그대로입니다. 2026년 3월 공포된 개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법률 제21475호)의 벌칙 조항이 9월 18일부터 시행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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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직금 체불 | 9.17까지 생긴 체불 | 9.18부터 생긴 체불 |
|---|---|---|
| 징역 상한 | 3년 | 5년 |
| 벌금 상한 | 3천만 원 | 5천만 원 |
| 처벌불원이면 기소 못 함 | 있음 | 그대로 있음 |
| 조문 위치 | 제44조 | 제43조 |
「이번에 처벌불원 조항이 새로 생겼다」고 읽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문장은 개정 전 제44조에 글자 그대로 있었고, 이번에 제43조로 자리만 옮겼어요.
여러분 처지로 치면 이런 겁니다. 사장 쪽에서 보면 지킬 것이 커졌어요. 벽은 높아졌는데 문은 그대로니, 그 문을 여는 열쇠인 여러분 서명의 값이 함께 올라간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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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목 | 설명 | 값 |
|---|---|---|
| 퇴직금 체불 | 9.18 이후 체불 | 2년 |
| 임금 체불 | 10.8 이후 체불 | 2년 |
예외도 하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의2에 따라 명단이 공개된 체불사업주가 공개 기간 중에 퇴직금을 안 주면, 처벌불원을 밝혀도 기소를 막지 못해요(제43조 단서 괄호).
참고로 임금 체불을 다루는 근로기준법도 10월 8일부터 개정 조문이 시행돼 임금 체불 형량이 5년 이하 징역·5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오릅니다. 합의 단서는 제109조②에서 제107조②로 자리를 옮겨요. 형량 인상은 행위 당시 법을 따르니(형법 제1조①), 각 시행일 이후에 생긴 체불부터 오른 형량이 적용된다고 보는 게 안전합니다.

그럼 실제로 종이를 받았을 때 어디부터 봐야 할까요?
사장이 서명을 요구할 때, 무엇부터 봐야 하나요?
제목이 아니라 본문의 「포기」 문장부터 찾으세요. 가상 인물인 48살 정호 씨로 따라가 볼게요.
정호 씨는 작은 회사에서 7년을 일하고 퇴직했습니다. 받을 퇴직금이 약 2,300만 원인데(가상 금액), 사장이 「지금 1,000만 원을 줄 테니 처벌불원서에 서명해 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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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목 | 설명 | 값 |
|---|---|---|
| 받을 퇴직금 | 가상 금액 | 2300만 원 |
| 지금 받는 돈 | 서명 대가 | 1000만 원 |
| 남은 돈 | 다툼이 생길 수 있는 몫 | 1300만 원 |
이 종이가 처벌불원 문장만 담고 있다면, 정호 씨가 포기하는 것은 사장을 처벌해 달라고 할 권리입니다. 남은 1,300만 원을 받을 권리는 원칙적으로 남아요.
그런데 종이에 「본건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하여 모두 정리하였으므로 향후 추가로 청구하지 않는다」 같은 문장이 함께 있다면, 그 1,300만 원이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대법원이 포기로 본 각서와 같은 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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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계 | 내용 | 설명 |
|---|---|---|
| 1단계 | 문장 나누기 | 처벌 vs 돈 |
| 2단계 | 포기 문구 찾기 | 각서까지 전부 |
| 3단계 | 받은 돈 확인 | 입금 먼저 |
| 4단계 | 서명·제출 | 제출 뒤 번복 불가 |
찾아볼 낱말은 「모두 정리」·「일체」·「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다」·「추가 청구하지 않는다」·「민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문장이 있으면 처벌불원 문장만 남기고 포기 문구는 빼 달라고 요청할 수 있어요. 따로 내미는 합의서·각서가 있다면 거기에도 같은 문구가 있는지 함께 봐야 합니다. 종이를 나눈다고 포기 문구의 효력이 사라지지는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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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낱말 | 읽히는 뜻 |
|---|---|
| 모두 정리 | 돈 문제까지 끝냄 |
| 일체 | 관련된 것 전부 |
| 추가 청구하지 않는다 | 남은 돈 포기 |
|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 사장 처벌만 접음 |
돈을 아직 못 받았다면 순서도 중요합니다. 처벌불원은 되돌릴 수 없는데 돈은 「나중에 주겠다」는 약속뿐이라면, 열쇠를 먼저 넘기는 셈이니까요. 「돈을 주는 조건으로 쓴 것이니 괜찮겠지」라고 가정하지 말고, 구체적인 문구와 제출 경위는 전문가에게 확인하세요.

사장이 끝내 돈을 못 주는 처지라면, 서명과 별개로 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사장이 정말 돈이 없다면요?
국가가 먼저 주는 대지급금을 확인하세요. 사업주가 체불한 임금·퇴직금 일부를 국가가 대신 지급하고 나중에 사업주에게 받아 내는 제도입니다. 조건과 기한은 대지급금 글에 정리했어요. 포기 문구에 서명한 뒤라면 이 길이 어떻게 되는지도 서명 전에 먼저 확인해 두세요.
그리고 시계 하나를 기억해 두세요. 퇴직금을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사라집니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 서명을 미루며 버티는 사이 시계는 계속 돌아요.
자주 묻는 질문
Q. 처벌불원서에 서명하면 노동청 진정도 끝나나요? A. 그 뜻이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전달되면 형사 처벌 쪽은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됩니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3조 단서 · 명단공개 체불사업주 예외 있음). 다만 처벌불원은 돈 받을 권리를 없애는 의사표시가 아니라서, 같은 종이에 포기 문구가 없다면 남은 퇴직금은 민사로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에요. 구체적인 처리는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확인하세요.
Q. 퇴직 전에 회사가 「퇴직금은 안 받기로 한다」고 쓰라고 했어요. A. 퇴직 전에 퇴직금을 미리 포기하는 약정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라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97다49732). 퇴직 뒤의 포기와는 다르게 봐요.
Q. 9월 18일 전에 퇴직했으면 오른 형량이 적용되나요? A. 형벌은 행위 당시의 법을 따릅니다(형법 제1조①). 퇴직금 미지급이라는 위반이 언제 생겼는지가 기준이라, 퇴사일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개별 사건은 수사기관 판단을 따릅니다.
Q. 내 퇴직금이 얼마인지부터 모르겠어요. A. 서명 전에 받을 돈의 크기를 먼저 아는 게 순서입니다. 퇴직금 계산기로 예상액을 가늠하고, 합의 전에는 급여명세서·수당·상여금 같은 실제 자료로 다시 확인하세요. 세금은 퇴직금 세금 글에 정리했어요.
그래서, 그 종이에는 몇 줄이 적혀 있나요?
처벌불원서 한 장이 접는 것은 원래 사장을 처벌해 달라고 할 권리 하나입니다. 퇴직금까지 접힐 수 있는 것은 그 종이나 함께 쓰는 합의서에 포기의 한 줄이 들어 있을 때예요.
여러분 앞에 놓인 종이에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말고 몇 줄이 더 적혀 있나요? 서명하기 전에 「정리」·「일체」·「추가 청구」라는 낱말에 밑줄부터 그어 보세요. 그리고 받을 퇴직금이 대략 얼마인지 퇴직금 계산기로 먼저 가늠해 두면, 「1,000만 원이면 많이 주는 거다」라는 말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보·교육·참고용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법률 제21475호, 벌칙 조항 2026년 9월 18일 시행)·근로기준법·형사소송법·형법 조문과 대법원 2018다21821·25502, 97다49732 판결 요지를 근거로 2026년 10월 기준으로 정리했고, 법령은 바뀔 수 있습니다. 정호 씨와 금액은 설명을 위한 가상 사례입니다. 서명 전 구체적인 판단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고객상담센터 국번 없이 1350)나 법률구조공단 등 전문가에게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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