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하나로 시작하겠습니다. 24시간 돌아가는 이 봇, 한 달에 제일 돈이 많이 드는 곳이 어디였을까요?

저는 당연히 서버인 줄 알았습니다. 컴퓨터를 24시간 켜 두는 값이 제일 클 거라고요. 그런데 한 달 영수증을 뜯어보니, 서버는 의외로 조용했고 엉뚱한 데서 돈이 슬금슬금 새고 있었습니다.

지난 개발기⑤에서는 이 봇이 사람 없이 24시간 어떻게 도는지를 다뤘습니다. 오늘은 그 24시간을 굴리는 데 한 달에 얼마가 드는지, 그리고 그 돈이 어디로 새는지를 솔직하게 까 보겠습니다.

한 달 운영비 영수증
Photo: www.kaboompics.com / Pexels

운영비는 성격이 다른 세 덩어리였습니다

먼저 큰 그림부터요. 이 봇의 한 달 비용은 성격이 완전히 다른 세 덩어리로 나뉩니다.

운영비 세 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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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비는 세 덩어리였습니다
항목 설명
컴퓨터를 24시간 켜 두는 값 서버 매달 똑같은 고정비
봇이 판단을 물어보는 값 AI 쓴 만큼 늘어나는 변동비
시세와 뉴스를 받아오는 값 데이터 대부분 무료로 해결

집세(고정비)는 미리 알 수 있어서 무섭지 않습니다. 진짜 무서운 건 쓴 만큼 나오는 수도 요금(변동비)입니다. 얼마 나올지 모르니까요. 그리고 제 봇에서 그 수도 요금 역할을 한 게 바로 AI였습니다.

서버는 생각보다 조용했습니다

먼저 제가 겁냈던 서버부터요. 이 봇은 콘타보(Contabo)라는 곳의 가상 서버 한 대에서 삽니다. 메모리 12GB짜리 평범한 리눅스 컴퓨터 한 대죠. 대단한 슈퍼컴퓨터가 아닙니다.

이 컴퓨터 한 대가 봇의 모든 걸 합니다 — 시세를 받고, 계산하고, 매일 새벽 3시에 스스로를 백업까지 합니다. 그런데도 값은 매달 똑같은 고정비 한 줄로 끝났습니다. 커피 몇 잔 값 수준의 예측 가능한 비용이라, 한 번 정한 뒤로는 신경 쓸 일이 없었습니다.

서버는 컴퓨터 한 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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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이 사는 곳은 컴퓨터 한 대였습니다
항목 설명
봇이 사는 가상 서버 수 1대 시세·계산·백업 전부 담당
서버 메모리 크기 12GB 평범한 리눅스 컴퓨터 수준
스스로 백업하는 시각 매일 3시 그날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

여기서 반전이 시작됩니다. 제가 그렇게 겁냈던 서버는 이렇게 조용한데, 정작 영수증에서 슬금슬금 커지던 건 따로 있었습니다. 봇이 AI에게 말을 거는 값이었습니다.

봇은 하루에도 수없이 AI에게 말을 겁니다

이 봇은 혼자 판단하지 않습니다. 개발기 에서 다룬 것처럼, 여러 AI 도우미에게 물어보고 그 답을 모아 결정합니다. “지금 시장 분위기 어때?”, “이 종목이 왜 오르는 거야?”, “오늘 하루 복기 좀 해 줘.” 이렇게 말을 걸 때마다 요금이 붙습니다. 통화 요금처럼요.

문제는 이게 쓴 만큼 늘어난다는 겁니다. 봇이 부지런할수록, 볼 종목이 많을수록 요금은 올라갑니다. 실제로 한 종류의 AI 요금만 따로 봐도, 어느새 한 달에 50달러(약 7만 원) 안팎까지 슬금슬금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영수증을 처음으로 제대로 뜯어봤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 반전 — 질문은 싼데, 대답이 5배 비쌌습니다

AI 요금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봇이 집어넣는 질문(입력) 값과, AI가 뱉어내는 대답(출력) 값입니다.

저는 당연히 둘이 비슷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뜯어보니 대답이 질문보다 다섯 배나 비쌌습니다.

질문보다 대답이 비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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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싼데, 대답이 5배 비쌌습니다
항목 설명
질문 넣기 같은 양을 넣을 때 1배
대답 받기 같은 양을 받을 때 5배

말을 거는 건 쌉니다. 문제는 AI가 길게 대답할수록 요금이 확 뛴다는 거죠. 사람으로 치면 “질문하는 건 싼데, 상담사가 길게 대답할수록 요금이 붙는” 셈입니다.

이 사실 하나가 나중에 아주 중요해집니다. 비용을 줄이려면 질문을 아끼는 게 아니라, 대답을 아껴야 한다는 뜻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이걸 모른 채, 엉뚱한 곳에 테이프를 붙이는 헛수고를 먼저 했습니다.

두 번째 반전 — 아낀다고 붙인 테이프가 헛것이었습니다

처음 떠올린 절감 아이디어는 이거였습니다. “봇이 매번 비슷한 질문을 하니까, 똑같은 질문은 저장해 뒀다가 재사용(캐싱)하면 값을 아낄 수 있지 않을까?

그럴듯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계산해 봤는데 — 아낀 돈이 0원이었습니다.

이유가 두 겹이었습니다. 첫째, 이 재사용 할인은 질문이 아주 길 때(정해진 기준 이상)만 걸리는데, 제 질문은 그보다 훨씬 짧아서 할인 자체가 안 걸렸습니다. 둘째, 설령 걸렸어도 이 할인은 질문(입력) 값만 깎아 줍니다. 그런데 방금 봤듯이 진짜 비싼 건 대답(출력) 이었죠. 큰 쪽은 손도 못 대는 할인이었던 겁니다.

헛다리 짚은 캐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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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낀다고 붙인 테이프가 헛것이었습니다
항목 설명
재사용 할인으로 아낀 값 0원 기대와 달리 전혀 못 아낌
질문이 짧아서 할인 조건 미달 할인 자체가 안 걸림
할인은 질문 값만 깎음 큰 쪽은 그대로 정작 비싼 대답은 못 건드림

여기서 배운 게 있습니다. 아끼기 전에 어디서 돈이 새는지부터 정확히 재야 한다는 것. 새지도 않는 곳에 아무리 테이프를 붙여 봐야 소용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방향을 완전히 틀었습니다.

진짜 절감은 “AI를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돈이 새는 곳을 정확히 재 보니, 새로운 그림이 보였습니다. AI가 하는 일은 크게 두 종류였습니다.

하나는 관찰입니다. “이 테마가 왜 오르지?”, “오늘 시장 복기해 줘.” 같은, 보고 설명하는 일이죠. 매매에 직접 쓰이진 않고, 제가 이해를 돕는 용도입니다. 뜯어보니 이 관찰 기능 넷을 다 합쳐도 한 달에 6~11달러 정도였습니다. 생각보다 작았죠.

다른 하나는 판단입니다. “이 종목, 실제로 살까 말까?”를 결정하는, 봇의 진짜 두뇌 역할입니다. 정확한 액수는 아직 다 밝히지 못했지만, 큰 몫은 관찰이 아니라 이 판단 쪽에 몰려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관찰은 작고, 판단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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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돈은 판단하는 두뇌 쪽이었습니다
항목 설명
관찰 네 기능의 한 달 합 6~11달러 보고 설명하는 일은 작았다
판단하는 두뇌 쪽 더 큰 몫 살지 말지 정하는 일에 몰림
판단 쪽 정확한 액수 아직 미규명 숫자는 계속 뜯어보는 중

그런데 정작 그 큰 판단 쪽은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돈을 아끼려다 판단 품질이 떨어지면 훨씬 큰 손해가 나니까요. 그래서 저는 방향을 틀었습니다 — 일단 아낄 수 있는 곳부터.

여기서 절감의 열쇠가 나왔습니다. 관찰처럼 매매에 직접 안 쓰이는 일은, 유료 AI 대신 제 맥북에 이미 깔린 구독 AI로 옮기면 되지 않을까? 이미 매달 내고 있는 구독료라, 여기로 옮기면 추가로 나가는 현금이 0원이거든요. 유료 전화 대신 이미 있는 무전기를 쓰는 셈이죠.

물론 이게 공짜 점심은 아닙니다. 새 요금이 안 붙을 뿐, 이미 매달 내는 구독의 사용량 한도를 나눠 쓰는 겁니다. 그리고 혹시 제 컴퓨터가 꺼져 있으면, 서버가 저렴한 예비 AI로 대신 처리하도록 안전장치도 함께 뒀습니다.

절감은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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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절감은 AI를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단계 내용 설명
1단계 어디서 새나 먼저 잰다 관찰은 작고 판단이 컸다
2단계 관찰은 내 컴퓨터로 옮긴다 이미 낸 구독료라 추가 현금 0원
3단계 판단하는 두뇌는 그대로 둔다 여긴 품질이 돈보다 중요하다

핵심은 마지막 칸입니다. 매매를 판단하는 두뇌는 옮기지 않았습니다. 여긴 돈을 아끼려다 판단 품질이 떨어지면 훨씬 큰 손해가 나는 곳이니까요. 아낄 곳과 아끼면 안 될 곳을 가른 것 — 그게 이번 절감의 진짜 알맹이였습니다.

정리 — 비용은 “쓴 만큼”에서 샜습니다

돌아보면 자동화 비용의 교훈은 하나였습니다 — 무서운 건 매달 똑같은 고정비가 아니라, 나도 모르게 늘어나는 변동비라는 것. 그리고 그걸 잡는 첫걸음은 아끼기 전에 어디서 새는지부터 정확히 재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글 예고 — 봇을 믿었다가 크게 데인 날

여기까지 오면 봇이 제법 그럴듯하게 도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봇을 너무 믿었다가 크게 데인 적이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사람이 개입해야 할 순간과, 봇에게 맡겨야 할 순간을 어떻게 갈랐는가” — 그 아슬아슬한 경계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예상한 한 달 운영비는 얼마였나요? 저는 서버 값을 걱정했는데, 진짜 비싼 건 다른 데 있었습니다.

▶ 다음 편 예고
봇을 믿었다가 크게 데인 날 — 사람과 봇의 경계
어디까지 봇에게 맡기고, 어디서 사람이 끼어들어야 할까요. 그 경계에서 데인 이야기입니다.

다음 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근거: StockBot_서버_구조 · AI_비용_분해 · 비용_절감_로컬이관 — 본 글은 개발·운영 과정의 경험 공유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라, 개인이 만든 시스템의 개발·운영 과정을 공유하는 정보·교육·참고용 글입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기준이 바뀌면 알려드릴까요?

세율·요율·한도는 해마다 바뀝니다. 주 1회, 그 주에 알아둘 것만 모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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