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는 13개월 넘게 꼼짝도 안 했습니다.

그런데 대출금리는 작년 여름을 바닥으로 다시 오르고 있었습니다.

7월 16일, 한국은행이 결국 올렸습니다. 2.50%에서 2.75%로.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죠.

그러니까 뉴스가 나온 날, 은행 창구의 숫자는 이미 한참 전에 움직인 뒤였습니다.

대출 상담을 받는 모습
Photo: Ivan S / Pexels

기준금리가 멈춰 있는 동안, 대출금리는 혼자 움직였습니다

한국은행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5월까지 네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3.50%에서 2.50%까지 내렸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멈췄습니다. 2025년 5월 29일부터 올해 7월 15일까지, 꼬박 13개월 반입니다.

그 13개월 동안 은행 대출금리는 가만히 있었을까요.

기준금리와 가계대출 금리는 따로 움직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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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이후 두 선은 같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시점 기준금리 가계대출 금리
2024.6 3.50% 4.26%
2024.12 3.00% 4.72%
2025.6 2.50% 4.21%
2025.12 2.50% 4.35%
2026.6 2.50% 4.50%

2025년 6월 4.21%였던 가계대출 금리가 올해 6월 4.50%가 됐습니다.

기준금리는 두 시점 모두 2.50%였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더 선명합니다. 3.93%에서 4.36%로. 1년 사이에 0.43%포인트가 올랐습니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금리를 내린 두 달 동안, 왜 내 대출이자는 올랐을까요

더 이상한 일은 그 전에 있었습니다.

2024년 10월 11일,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11월 28일에 한 번 더 내렸습니다. 두 달 만에 0.50%포인트를 내린 겁니다.

그 두 달 동안 가계대출 금리가 어떻게 됐을까요.

기준금리를 내린 두 달, 대출금리는 반대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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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두 달,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항목 설명
기준금리 한국은행이 내림 -0.50%p
가계대출 금리 창구에서는 오름 0.56%p

4.23%에서 4.79%로 올랐습니다. 0.56%포인트.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는 동안, 은행 창구의 금리는 그보다 더 크게 올라갔습니다.

왜였을까요. 배경으로 지목되는 건 그때 정부가 가계대출을 조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대출을 줄이라는 압박을 받은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움직였다는 거죠. 돈값이 싸져도 문턱을 높이면 손님이 내는 값은 결국 올라갑니다.

기준금리는 돈의 원가일 뿐입니다. 내가 실제로 내는 값은 원가에 은행이 붙이는 몫을 더한 값입니다.

그럼 예금은요? 벌어질 때와 좁혀질 때가 달랐습니다

“금리 내렸다더니 예금 이자만 뚝 떨어지더라.”

한 번쯤 해 보신 생각일 겁니다. 그리고 이건 기분 탓이 아니었습니다.

기준금리를 누가 얼마나 따라 내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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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따라 내려간 정도가 달랐습니다
기준금리 −1.00%p 동안 예금 금리 가계대출 금리
시작과 끝 3.40% → 2.49% 4.23% → 4.17%
실제로 내려간 폭 -0.91%p -0.06%p
기준금리 하락폭 대비 91% 6%

기준금리가 1.00%포인트 내려가는 동안, 예금금리는 0.91%포인트 내려갔습니다. 거의 그대로 따라간 겁니다.

가계대출 금리는요?

0.06%포인트.

기준금리가 내려간 폭의 6%입니다.

“그럼 은행이 6%만 넘겨준 거네요?” 저도 그렇게 읽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 구간엔 앞에서 본 가계대출 규제가 함께 얹혀 있어요.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규제로 붙은 가산금리가 서로 상쇄된 순변화지, 은행의 전가율만 떼어낸 값이 아닙니다.

이미 대출을 갖고 있던 사람은 어땠을까요.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0.38%포인트 내려갔습니다. 기준금리의 38%죠.

새로 받는 대출과 이미 받은 대출이 내려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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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인하기인데 여섯 배 차이가 났습니다
항목 설명
새로 받는 대출 신규취급 · −0.06%p 6%
이미 받은 대출 잔액 기준 · −0.38%p 38%

신규보다 여섯 배 넘게 내려간 셈인데, 이건 은행이 기존 고객에게 후해서가 아닙니다. 잔액 기준이란 아직 갱신일이 오지 않은 옛 계약까지 섞어 평균 낸 값이거든요.

거기엔 2022~2023년 고금리 시절에 맺은 계약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게 하나씩 갱신되며 빠지는 중이라, 그때의 하락분이 지금 뒤늦게 도착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잔액 금리는 내릴 때도 늦게 내려가고, 올릴 때도 늦게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금리 내렸다는데 왜 내 이자는 그대로냐”는 건 기분 탓이 아니라 통계에 그대로 찍혀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 사이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는 2024년 8월 1.13%포인트에서 2025년 8월 1.57%포인트까지 벌어졌습니다. 최근 2년 안에서 가장 좁았던 때와 가장 벌어졌던 때입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23년 2월에 1.78%포인트까지 벌어진 적도 있고요.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가 벌어졌다 좁혀진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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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졌다가 다시 좁혀지는 중입니다
시점 예대금리차
2024.8 1.13%p
2025.8 1.57%p
2026.6 1.23%p

이 숫자는 가계대출만이 아니라 기업·가계·공공을 합친 신규취급 대출 평균 기준이라, 앞에서 본 가계대출 금리와 그대로 빼서 맞춰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 차이를 그대로 은행이 남긴 돈이라고 읽으면 안 됩니다. 예대금리차에는 은행이 돈을 조달하는 비용과 떼일 위험까지 들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폭은 지금 다시 좁혀지는 중입니다. 올해 6월엔 1.23%포인트까지 내려왔습니다.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어서죠. 지금 예금을 알아보시는 분이라면 같은 금리라도 이자가 달라지는 이유를 함께 보셔도 좋겠습니다.

여기서 이런 생각이 드셨을 겁니다. “지금은 예금이 먼저 오르고 있다면서요? 그럼 예금이 손해라는 이야기랑 안 맞잖아요.”

맞습니다. 인상 국면 초입에는 은행도 대출해 줄 돈을 끌어와야 하니 예금이 먼저 반응합니다. 갈리는 건 그다음입니다. 예금은 만기가 오면 거기서 끝나고, 그때 갈아탈지는 내가 직접 움직여야 정해집니다. 대출은 갱신일이 올 때마다 자동으로 따라옵니다. 뒤에서 볼 2022년이 그 ‘그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보여줍니다.

예금 금리를 따져 보는 책상
Photo: Tara Winstead / Pexels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오를 때는 더 심했습니다 — 예금금리가 거꾸로 간 두 달

2022년으로 한 번 가 보겠습니다. 그때는 반대 국면이었습니다.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기준금리가 0.50%에서 3.50%까지 한 번도 되돌리지 않고 오르던 시기입니다.

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기준금리는 올랐는데 예금금리는 떨어진 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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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는 올렸는데 예금은 떨어졌습니다
항목 설명
기준금리 한국은행이 올림 0.25%p
예금 금리 되레 내려감 -0.46%p

기준금리는 3.25%에서 3.50%로 올랐는데, 예금금리는 4.29%에서 3.83%로 떨어졌습니다.

배경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가 규제 변화입니다. 그해 10월 27일 금융위원회가 은행의 예대율 규제를 유연하게 풀었습니다. 한국은행은 그 조치의 목적을 수신 경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은행끼리 예금을 끌어오려고 금리를 올리던 경쟁이 그 무렵 식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흔히 “은행이 나쁘다”로 끝나는데, 정작 한국은행이 이 구조를 자기 보고서에 적어 뒀습니다.

2022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 각주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국내 일반은행은 “대출자산 중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상승기에 이자수익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예금은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높아 이자비용 증가는 상대적으로 제한”된다고요.

풀어 쓰면 이렇습니다. 대출은 자동으로 따라 오르고, 예금은 손님이 직접 갈아타야 오릅니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올리기도 전에, 왜 금리가 먼저 올랐을까요

우리는 보통 이렇게 생각합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다 → 은행이 따라 올린다 → 내 이자가 오른다.

그런데 발표가 나기 전에 이미 움직인 숫자들이 있었습니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보다 위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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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보다 시장이 먼저 올라 있었습니다
항목 설명
기준금리 한국은행이 정함 2.50%
CD 91일물 은행 단기 조달금리 2.91%
국고채 3년물 시장이 보는 3년 뒤 3.79%

6월에 이미 은행들이 단기로 돈을 빌리는 금리는 2.91%였습니다. 기준금리보다 0.41%포인트 높습니다.

3년짜리 국채 금리는 3.79%. 기준금리보다 1.29%포인트 위입니다.

시장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던 겁니다. “곧 올릴 거잖아요.”

은행은 그 값에 돈을 조달해서 우리에게 빌려줍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기 전에 이미 우리 금리가 올라 있었던 이유입니다.

물론 시장금리가 먼저 움직였다고 해서 한국은행이 시장을 따라간 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시장이 한국은행의 인상을 미리 내다보고 반영한 것이니, 둘은 서로를 보며 움직입니다.

다만 우리 지갑 입장에서 분명한 게 하나 있습니다. 7월 16일 뉴스를 보고 알았다면, 그건 이미 벌어진 뒤였다는 것.

무엇이 시장을 먼저 움직였을까요

물가입니다.

물가에서 금리 결정으로 이어진 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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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서 다음 회의까지
시점 사건 설명
2026년 6월 소비자물가 3.2% 석유류 24.7%·농축수산물 상승
2026년 7월 16일 기준금리 2.75% 3년 6개월 만의 인상
2026년 8월 27일 다음 결정 회의 여기서 다시 정해집니다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2% 올랐습니다. 그중 석유류가 24.7% 뛰었습니다. 농축수산물도 함께 올랐고요.

그런데 같은 결정문에 이런 문장이 함께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였지만”이라고요.

기름값이 내려가는데 왜 올렸을까요.

두 문장이 서로 다른 자로 재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물가의 석유류 상승률은 1년 전과 비교한 값이고, 결정문이 말하는 하락은 최근 몇 달의 방향입니다. 1년 전보다는 여전히 비싼데, 최근엔 떨어지는 중인 거죠. 모순이 아니라 자가 다른 겁니다.

그런데도 올린 이유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그간 높아진 비용 및 환율의 영향이 지속되고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측 압력도 점차 확대”된다고요.

기름값이 내려가도, 한 번 올라간 가격표는 잘 안 내려갑니다. 식당 메뉴판이 그렇고, 임금 협상 테이블의 숫자가 그렇습니다. 중앙은행이 경계하는 건 기름값 자체가 아니라 그다음입니다.

거기에 두 가지가 더 붙었습니다. 환율 변동성가계부채. 지난 6월 한 달에만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8조 3천억 원 늘었습니다. 물가와 환율이 내 월급을 갉아먹는 구조는 따로 정리해 둔 글이 있습니다.

먼저 겪은 나라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우리보다 앞서 같은 길을 걷는 나라가 있습니다. 일본입니다.

도쿄 거리
Photo: Bruna Santos / Pexels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를 끝내며 정책금리를 0~0.1%로 올렸고, 올해 6월 1.0%까지 올렸습니다. 중간값 0.05%에서 시작했다고 보면 2년 남짓 동안 0.95%포인트가 올라간 셈입니다.

그 사이 일본 사람들의 예금과 대출은 어떻게 됐을까요.

정책금리 인상분이 예금과 대출에 반영된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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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 때 예금과 대출은 속도가 달랐습니다
정책금리 인상분 대비 예금 금리 대출 금리
일본 2024~2026년 27% 129%
미국 2022~2023년 8% 100%

일본의 보통예금 금리는 0.002%에서 0.255%가 됐습니다. 정책금리가 오른 폭의 4분의 1 정도만 따라온 겁니다. 반면 이미 받아 놓은 단기 대출의 금리는 0.445%에서 1.349%로, 정책금리가 오른 폭보다 더 올랐습니다. 대출 쪽은 올해 5월까지, 예금 쪽은 7월까지 공표된 값이라 관측 시점이 두 달 다르고, 그 사이 정책금리가 한 번 더 올랐습니다. 그래서 두 숫자를 잴 때 쓴 기준선도 다릅니다.

여기도 예금 종류에 따라 갈립니다. 같은 기간 일본의 정기예금은 0.005%에서 0.384%가 됐어요. 분모 대비 40%죠.

일본 보통예금과 정기예금의 반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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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라에서 그냥 둔 돈과 옮긴 돈이 갈렸습니다
항목 설명
보통예금 0.002%에서 0.255%로 27%
정기예금 0.005%에서 0.384%로 40%
기존 단기대출 0.445%에서 1.349%로 129%

미국은 더 극적입니다. 정책금리가 5.25%포인트 오르는 동안, 예금보험공사가 집계한 전국 평균 저축예금 금리는 0.40%포인트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은행 우대 대출금리는 5.25%포인트, 정확히 정책금리만큼 올랐고요.

다만 이 100%는 은행이 부지런해서 나온 값이 아닙니다. 미국 우대금리는 은행들이 관행적으로 정책금리 상단에 3%포인트를 얹어 고시해 온 값이라, 애초에 같이 움직이게 돼 있습니다.

예금 쪽 0.40%포인트도 조심해서 봐야 하고요. 이건 은행에 그냥 둔 저축예금의 평균이고, 그때 미국 사람들이 실제로 옮겨 간 곳은 훨씬 이자가 높은 상품들이었습니다. 일본에서 본 그 갈림이 여기서도 똑같이 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국과 미국이 갈립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30년 고정입니다. 정책금리가 5%포인트 넘게 올라도, 고정금리로 이미 집을 산 사람의 이자는 그대로였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주로 새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감당했습니다.

우리는요?

이미 받은 대출과 새로 받는 대출의 금리 유형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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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되는 쪽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이미 나간 잔액 새로 나가는 금액
변동금리 36.9% 62.3%
고정금리 63.1% 37.7%

이 비중은 사람 수가 아니라 금액입니다. 대출 100명 중 몇 명이 아니라, 나간 돈 100원 중 몇 원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이자는 사람 수가 아니라 원금에 붙습니다. 그러니 이 숫자가 말하는 건 정확히 이겁니다 — 인상이 얹힐 원금이 어느 쪽에 쌓이고 있나.

이미 나가 있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36.9%가 변동금리입니다. 미국보다는 훨씬 많습니다.

문제는 새로 나가는 쪽입니다. 지금 나가는 주택담보대출 금액의 62.3%가 변동금리예요. 새로 나가는 돈 100원 중 62원이, 갱신일마다 값이 다시 매겨지는 자리에 놓입니다.

같은 인상이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원금 위에 얹힌다는 뜻입니다. 뒤에서 볼 3억 원도 그 62원 쪽에 있고요.

우리 통계의 ‘고정금리’는 미국의 30년 고정과 같은 뜻이 아닙니다. 5년 이상 주기로 금리를 다시 정하는 주기형과, 고정기간이 끝나면 변동으로 바뀌는 혼합형이 여기 함께 들어 있거든요. 그러니까 “내 대출은 고정이니까 이번 인상은 나랑 상관없다”고 넘기기 전에, 계약서에 적힌 게 만기까지 고정인지 몇 년 뒤 다시 정해지는 건지부터 보셔야 합니다. 실제로 인상에 노출되는 몫은 36.9%보다 큽니다.

대출 서류에서 금리 조건을 확인하는 모습
Photo: RDNE Stock project / Pexels

그럼 고정금리로 갈아타면 되지 않느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갈아타기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붙을 수 있고, 남은 기간이 얼마냐에 따라 유불리가 통째로 뒤집힙니다. 그리고 어느 쪽이 이득인지는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번 결정문에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적었지만, 그 시기와 속도는 못 박지 않았습니다.

그걸 감안하고 값만 보면 이렇습니다. 6월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고정형이 4.53%, 변동형이 4.27%였습니다. 고정이 더 비쌉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위험을 은행이 대신 지는 값이 미리 붙어 있어서죠. 다만 이 4.53%에도 앞에서 말한 주기형·혼합형이 섞여 있어서, 만기까지 고정인 상품은 이보다 비쌀 수 있습니다. 여기 나온 값은 새로 대출받는 사람 기준이라, 갈아타는 분의 조건과는 또 다르고요.

그런데 이번 인상분은, 아직 내 통장에 오지 않았습니다

“이미 다 올랐으니 끝난 이야기 아닌가” 하셨다면, 그게 이 글에서 가장 위험한 오해예요.

시장에는 이미 도착했습니다. 아직 안 온 건 내 계약서입니다.

앞에서 본 국내 금리 숫자는 전부 6월까지의 통계입니다. 7월 16일 인상은 여기 들어 있지 않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을 기준으로, 이미 받아서 갚고 있는 대출의 평균(잔액 기준)은 4.17%인데 6월에 새로 나간 대출은 4.36%였습니다. 기존 대출자의 금리가 아직 덜 올랐다는 뜻이죠.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요.

기준금리 인상이 내 대출에 도착하는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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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표된 인상분이 내 통장까지 오는 길
단계 내용 설명
1단계 기준금리 인상 7월 16일 · 시장은 그전에 움직였습니다
2단계 시장 조달금리 CD·은행채 · 지나감
3단계 코픽스 상승 매달 중순 공시
4단계 내 대출 갱신 여기가 남았습니다

3억 원을 변동금리로 빌린 경우로 환산해 보겠습니다.

1년 전 대출받은 사람이 지금 갱신을 맞으면, 신규 주택담보대출 평균은 그때보다 0.43%포인트 위에 있습니다. 3억 원이면 1년에 129만 원입니다.

1년 사이 벌어진 이자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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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원을 빌렸다면 이만큼
항목 설명
한 달 이자 차이 107,500원 1년 새 벌어진 몫
1년으로 치면 129만 원 같은 3억 기준
7월 인상분 0.25%포인트 아직 안 왔습니다

한 달에 10만 원. 이미 벌어져 있는 차이입니다.

7월 인상분은 여기에 아직 안 들어 있습니다. “그럼 0.25%포인트를 더하면 되겠네요?” 그게 안 됩니다. 시장이 인상을 미리 반영해 둔 만큼 지난 1년의 0.43%포인트에 이미 섞여 있고, 전가가 1대 1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이 글이 내내 본 것이니까요.

분명한 건 방향입니다. 갱신일이 아직 안 온 사람일수록 받을 몫이 남아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금액이 한 달 커피 몇 잔이 아니라 십만 원 단위라는 것.

실제로 내 갱신 폭을 정하는 건 시장 평균이 아니라 내 대출에 붙은 지표금리(코픽스인지 은행채인지)와 계약서에 적힌 가산금리입니다. 그래서 평균보다 덜 오를 수도,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다음 갱신일을 달력에 표시하는 모습
Photo: Towfiqu barbhuiya / Pexels

그러니 지금 알아야 할 건 평균이 아니라 내 갱신일입니다.

내 대출이 얼마나 오를지 궁금하시면 대출 이자 계산기에 금액과 금리를 넣어 보시면 30초면 나옵니다.

내가 줄인 돈은, 결국 누구에게서 사라질까요

이자로 매달 십만 원 단위를 더 내는 사람은 그 돈을 어딘가에서 뺍니다. 외식을 줄이고, 미용실을 미루고, 장바구니에서 하나를 뺍니다.

그 돈이 사라지는 자리에 누가 있을까요.

지금부터 볼 연체율은 이번 인상의 결과가 아닙니다. 금리가 높았던 지난 몇 년이 만든 숫자예요. 그런데도 무서운 건, 금리를 내리는 동안에도 이 숫자가 계속 올라갔다는 겁니다.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금리를 내리던 그 여덟 달 동안에도 0.61%에서 0.82%로 올랐거든요. 이번 인상은 그렇게 이미 눌린 자리 위에 얹힙니다.

동네 상권
Photo: Huy Phan / Pexels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2026년 5월 말 0.67%가 됐습니다. 2016년 11월(0.69%)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연체가 늘어난 쪽은 따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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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기 시작한 건 가계가 아니었습니다
연체율 1년 전 2026년 5월
주택담보대출 0.32% 0.31%
가계 신용대출 등 0.94% 0.90%
개인사업자 0.82% 0.84%
중소법인 1.03% 1.11%
대기업 0.15% 0.27%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1년 전보다 오히려 내려갔습니다. 가계 신용대출 등도 내려갔습니다.

올라간 건 기업 쪽입니다. 중소법인이 1.11%, 개인사업자가 0.84%.

자영업자 안에서는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습니다. 한국은행은 세 곳 이상에서 빌린 사람 중 소득이 하위 30%이거나 신용점수가 664점 이하인 쪽을 ‘취약차주’로 따로 분류합니다.

자영업자 연체율은 두 갈래로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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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자영업자인데 두 갈래로 갈렸습니다
자영업자 2022년 2분기말 2026년 1분기말
취약차주 4.93% 12.68%
그 외 자영업자 0.16% 0.77%
전체 평균 0.56% 2.04%

취약차주 연체율은 4.93%에서 12.68%로 뛰었습니다. 한국은행은 그에 비하면 나머지 자영업자는 “상승에 그친” 수준이라고 평가했고요.

다만 그 ‘그친’ 폭이 0.16%에서 0.77%입니다. 다섯 배 가까이죠. 밀리는 돈이 늘어난 쪽에 원래 아슬아슬하던 사람만 있는 건 아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이 연체율은 사람 수가 아니라 대출 금액 기준입니다. 앞에서 본 그 자를 여기서도 씁니다.

손님 없는 가게 안
Photo: Polina Tankilevitch / Pexels

그리고 이 이야기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연체가 늘면 은행은 대출 문턱을 높이고 가산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움직이거든요.

내 이자 → 내 소비 → 동네 가게 매출 → 그 사장님의 연체 → 은행의 몸 사리기 → 다시 내 대출 갱신일.

이 바퀴의 앞쪽 절반이 돌 조건은 이미 갖춰졌습니다. 자영업자 연체율이 0.56%에서 2.04%가 되는 동안에요. 남은 건 마지막 칸입니다. 은행이 몸을 사리기 시작하면, 그건 내 갱신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할까요

기준금리 발표보다 먼저 움직이는 숫자들이 있습니다. 은행이 돈을 빌려 오는 값, 그러니까 CD 금리와 은행채 금리, 그리고 매달 중순 공시되는 코픽스입니다. 이 숫자들이 먼저 오르면 내 대출금리가 그 뒤를 따라옵니다.

한쪽 이야기만 하면 공평하지 않겠죠. 금리 인상이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예금을 가진 사람에겐 이자가 늘어나는 일이니까요. 2,000만 원을 예금해 두셨다면 0.25%포인트가 그대로 반영될 경우 1년에 5만 원, 세금 떼면 4만 2천 원쯤입니다. 일본에서 27%만 왔던 걸 생각하면 이건 상한선에 가깝고요. 그리고 이쪽은 가만히 있어도 오는 게 아니라 만기 때 내가 갈아타야 오는 돈이라는 게 앞에서 본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애초에 금리를 올린 목적이 물가를 잡는 것이기도 하고요. 물가와 체감의 간극은 따로 정리해 둔 글이 있습니다.

다만 그 이득과 부담이 같은 속도로 오지 않는다는 게 이 글이 본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글이 준 통찰은 “금리가 오르니 조심하세요”가 아닙니다.

기준금리 뉴스는 시장에겐 영수증이고, 내 계약서엔 아직 청구서라는 겁니다.

시장은 몇 달 전에 계산을 끝냈습니다. 뉴스를 보고 움직이면 늦는 이유가 여기 있죠. 그런데 나한테는 갱신일에 날아옵니다.

그리고 이번엔 청구서가 한 장으로 안 끝날 수도 있습니다. 결정문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적었거든요. 시기와 속도는 안 밝혔지만, 방향은 미리 알려 준 셈입니다.

또 하나. 내 대출이 고정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 변동이라면 다음 갱신일이 언제인지는 대출 계약서나 은행 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작 그 날짜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은행 앱을 열어 대출 조건을 확인하는 모습
Photo: David Kwewum / Pexels

그럼 오늘 뭘 할 수 있을까요

확인만 하고 끝내지 않아도 되는 제도가 둘 있습니다.

승진·재취업 등으로 소득이 늘었거나 신용점수가 올랐다면 은행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은행법에 근거가 있는 권리예요.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함께 마련한 운영 기준에는 이 신청을 이유로 기존 우대금리를 깎지 못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다만 그 기준은 은행이 각자 다듬어 쓰는 것이라, 신청 조건은 상품마다 다릅니다. 내 대출이 대상인지부터 은행에 물어보시면 됩니다.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는 대환대출도 앱으로 됩니다. 다만 반드시 알아야 할 게 있어요. 갈아타기는 기존 대출을 옮기는 게 아니라 새 대출을 새로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도를 그 시점 기준으로 다시 잽니다. 여기서 이 글의 결론이 부메랑처럼 돌아와요. DSR은 지금 금리로 원리금을 다시 계산하니, 금리가 오른 만큼 같은 소득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듭니다. 우리 동네가 그사이 규제지역이 됐다면 담보 쪽 한도까지 함께 줄고요.

그러니 금리가 조금 낮다는 이유만으로 먼저 움직이면 안 됩니다. 중도상환수수료와 남은 기간, 다시 잴 한도까지 합쳐 은행에 먼저 물어보는 게 순서입니다. 증액 없이 갈아타는 경우엔 예외가 적용되는 자리도 있으니 그것도 함께 물어보시고요.

오늘 확인해 볼 세 가지
머니노트 · 정보·교육·참고용
표로 보기
오늘 딱 하나만 한다면
단계 내용 설명
1단계 금리 유형 고정인가 변동인가
2단계 다음 갱신일 언제 다시 정해지나
3단계 기준 지표 코픽스인가 은행채인가

여러분의 대출은 고정금리인가요, 변동금리인가요? 다음에 금리가 다시 정해지는 날이 언제인지 알고 계신가요?

한국은행의 다음 결정 회의는 8월 27일입니다. 그때까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 이 글은 정보·교육·참고용입니다. 특정 금융상품의 가입이나 해지를 권유하지 않으며, 대출과 투자에 관한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문의 국내 금리는 한국은행이 공표한 2026년 6월, 은행 연체율은 금융감독원의 2026년 5월말, 자영업자 연체율은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의 2026년 1분기말, 가계대출 증가액은 금융위원회의 2026년 6월, 소비자물가는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6월 기준입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인용은 2026년 7월 16일자, 은행 수익구조에 관한 인용은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2022년 12월호입니다. 일본·미국 수치는 각국 중앙은행과 예금보험공사가 공표한 통계이며 관측 시점이 항목마다 다릅니다. 모두 이후 발표에서 수정될 수 있습니다. 개인이 실제로 적용받는 금리는 신용도·담보·상품과 대출에 붙은 지표금리에 따라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