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요즘 집 이야기 나오면 좀 헷갈리지 않으세요?
뉴스에서는 “서울 아파트값 74주 연속 상승”이라고 하는데, 정작 우리 동네 부동산 앞을 지나가 보면 조용합니다. 어떤 분은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조바심이 나고, 어떤 분은 “인구도 줄어드는데 곧 떨어지겠지” 하며 버티고 계시죠.
그런데 미리 말씀드릴게요. 이건 “집값이 오를까 내릴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파헤쳐 보면 ‘전국 평균 집값’ 하나로는 지금 벌어지는 일을 설명할 수 없다는, 조금 낯선 이야기거든요. 그리고 인구가 우리보다 먼저 줄어든 일본에서는, 우리가 알던 상식과 정반대 일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나라인데, 왜 뉴스와 우리 동네가 다를까요
먼저 지금 벌어지는 일부터 정확히 보겠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조사 기준으로, 2026년 7월 둘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74주 연속 올랐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전국을 시군구 단위로 쪼개 보면, 181곳 가운데 71곳은 값이 내렸어요. 열에 넷 가까이가 하락입니다. 지방 아파트값의 주간 변동률은 0.00%, 그러니까 사실상 멈춰 있었고요. (참고로 이 주간 수치는 실제 거래 가격 자체가 아니라 표본을 조사해 만든 지표라, 시장의 방향을 가늠하는 참고 자료로 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더 선명한 지표가 하나 있습니다. 다 지어놓고도 팔리지 않은 집,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2026년 2월 3만 호를 넘어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그중 86.3%가 지방에 있었습니다. 이후 조금씩 줄고는 있지만 속도는 더딥니다.

그러니까 “전국 집값이 올랐다”는 문장은, 서울이 평균을 끌어올린 결과를 그대로 옮긴 것에 가깝습니다.

이 네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면, 지금 시장이 하나가 아니라는 게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럼 대체 무엇이 이 둘을 갈라놓고 있을까요.
눈에 보이는 범인 — 금리와 대출, 그런데 이상합니다
가장 먼저 지목되는 건 늘 금리입니다. 실제로 최근 큰 변화가 있었어요. 한국은행은 2026년 7월 16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렸습니다.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고, 금통위원 만장일치였습니다. 한국은행은 그 이유로 대출 증가세와 함께 “주택 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언급했고요.
대출 문턱도 이미 높아졌습니다. 2025년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되면서, 대출 한도를 계산할 때 실제 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 계산하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내는 이자가 아니라 한도만 깎는 가상의 금리입니다. 시행 당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은 1.5%포인트였는데, 2025년 10월 15일 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은 3.0%포인트로 올라갔습니다. 비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은 0.75%포인트가 유지되고 있고요. 여기에 2025년 6월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은 최대 6억 원, 만기는 최대 30년으로 묶였습니다.
여기까지는 교과서대로입니다. 금리 오르고 대출 조이면 집값은 내려가야죠. 그런데 시장은 그 방향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기준금리는 2025년 5월 말부터 2026년 7월까지 14개월 동안 2.50%에 그대로 멈춰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 내내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도 빠짐없이 올랐어요. 정책 금리가 한 칸도 안 움직이는 동안 가격만 계속 움직인 겁니다. 그러니 기준금리의 ‘변화’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해요. 물론 금리의 절대 수준이나 물가를 감안한 실질 금리,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거라는 기대 같은 것들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함께 봐야 합니다.

대출 규제 쪽에서도 흥미로운 일이 있었습니다. 2026년 1분기, 은행권 가계대출은 오히려 2,000억 원 줄었는데 저축은행·보험사 같은 2금융권의 주택 관련 대출은 10조 6,000억 원 늘었습니다. 일부 수요가 규제가 덜 닿는 쪽으로 옮겨 갔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죠. (다만 분기별 계절성이나 정책 시행 시차도 함께 봐야 해서, 이것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긴 이릅니다.) 어쨌든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 원으로 역대 최대를 다시 썼습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되는 숫자 하나만 짚고 갈게요. 같은 시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8.1%에서 85.3%로 떨어졌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빚이 줄어든 것처럼 들리죠. 하지만 한국은행 설명에 따르면 주된 이유는 부채가 줄어서가 아니라 나누는 쪽인 명목 GDP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빚 자체는 역대 최대예요. 비율이 내려갔다고 짐이 가벼워진 게 아닙니다.
그러니 금리와 규제는 범인이라기보다 무대 조명에 가깝습니다. 밝기는 바꾸지만 무대 위 배우를 바꾸진 못하죠. 그럼 진짜 배우는 누구일까요.
진짜 힘 하나 — 집을 사는 단위는 사람이 아니라 ‘가구’입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인구가 줄면 집값도 떨어진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 말에는 한 가지 빠진 게 있어요. 집을 사는 건 사람이 아니라 가구, 그러니까 ‘살림을 따로 차린 단위’라는 사실입니다. 네 식구가 한집에 살면 집 한 채가 필요하지만, 그 넷이 각자 흩어져 살면 집이 네 채 필요하거든요.
통계청 추계를 보면 이 차이가 얼마나 큰지 드러납니다. 총인구는 2020년 5,184만 명에서 이미 정점을 지났습니다. 2023~2024년에 5,175만 명 선까지 살짝 되올라온 적이 있지만, 이는 외국인 유입에 따른 일시적 반등이었어요. 그런데 총가구는 2041년 2,437만 가구까지 앞으로 15년을 더 늘어납니다. 사람은 줄어드는데 살림살이 단위는 계속 늘어나는 구간에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거예요.

그럼 사람이 주는데 가구는 왜 늘까요. 가장 큰 힘은 1인가구입니다.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4.1%에서 2052년 41.3%까지 올라갑니다. 같은 사람 수라도 따로 살면 그만큼 집이 더 필요해지는 거예요.

다만 여기서 멈추면 반쪽짜리 이해입니다. 정직하게 반대편도 봐야 해요. 앞으로 늘어나는 1인가구의 가장 큰 덩어리는 고령 1인가구입니다. 2052년이면 1인가구 중 70대 이상이 42.2%로 가장 많아지죠. 혼자 사는 서른 살과 혼자 사는 일흔다섯 살은, 원하는 집도 살 수 있는 돈도 완전히 다릅니다. 그러니 “가구가 느니까 집값은 안전하다”도 그대로 쓰면 안 되는 말이에요.

그리고 더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이 가구 정점이 지역마다 다르다는 것.

부산과 대구는 서울보다 6년 먼저 가구가 줄기 시작합니다. 앞서 본 지방의 미분양 편중이 우연이 아닌 이유예요. 인구 축소는 전국에 한꺼번에 오는 게 아니라, 지방부터 순서대로 옵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지역 전체의 인구·가구 흐름입니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자리에 따라 사정이 크게 다르고, 이 추계가 특정 지역 집값이 어떻게 될지를 곧바로 알려주는 신호는 아니에요. 30년 뒤의 큰 물줄기를 그려둔 지도라고 생각하시는 게 맞습니다.
진짜 힘 둘 — 오늘의 공급은 3년 전에 이미 정해졌습니다
두 번째 배우는 공급인데, 이건 시간이 엉켜 있어서 오해받기 쉽습니다.
집은 하루아침에 안 생기죠. 인허가를 받고, 삽을 뜨고(착공), 다 지어 입주(준공)하기까지 보통 2~3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오늘 사람들이 들어가 사는 집은 2~3년 전에 이미 결정된 물량이에요.

2026년 1~5월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이 시차가 그대로 보입니다.

준공이 46.7% 줄어 거의 반토막입니다. 이건 지금 정부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2022~2023년에 착공이 급감한 결과가 지금 도착한 것이에요. 국토교통부 집계로 착공은 2022년 38만 호대에서 2023년 24만 호대로 뚝 떨어졌어요.

반대로 지금 착공이 27% 늘어난 것은 2028~2029년쯤 입주가 나아진다는 신호고요.

이게 부동산 정책이 늘 “약발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 구조적인 이유입니다. 오늘 발표한 공급 대책은 오늘 가격을 못 바꿉니다. 빨라야 2~3년 뒤에 효과가 나타나죠. 반면 대출 규제는 다음 달부터 효과가 납니다. 그래서 정부는 늘 빠른 손잡이(대출)를 먼저 당기게 되고, 느린 손잡이(공급)의 결과는 몇 년 뒤 다른 사람이 받게 되는 거예요.

인구가 먼저 줄어든 나라, 일본은 어떻게 됐을까요
자, 이제 진짜 궁금한 걸 볼 차례입니다. 인구 감소를 우리보다 훨씬 먼저 겪은 나라가 있잖아요. 일본이요.
흔히 “일본은 인구가 줄어서 집값이 폭락했다”고들 합니다. 절반은 맞습니다. 일본 땅값은 1991년 정점을 찍고 10년이 넘도록 길게 내려갔어요. 빈집 문제도 심각합니다. 2023년 조사에서 일본의 빈집은 899만 5천 호, 빈집 비율 13.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와카야마·도쿠시마 같은 지방은 빈집 비율이 21%를 넘어요. 다섯 집 중 한 집이 비어 있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나옵니다.

같은 나라 도쿄 도심은 지금 사상 최고가입니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 그러니까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도쿄 23구의 신축 맨션 평균 가격은 1억 3,784만 엔으로 1년 만에 18.5% 올라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3년 연속 1억 엔을 넘겼고요. 땅값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발표한 2026년 공시지가에서 도쿄 23구 주택지 가격은 9.0% 올랐습니다. 같은 해 지방권은 상승 폭이 오히려 줄었는데 말이죠. (맨션 가격은 회계연도 기준, 공시지가는 매년 1월 1일 기준이라 서로 다른 지표라는 점만 참고해 주세요.)

빈집이 900만 호나 남아도는 나라에서 도심 집값이 사상 최고라니, 어떻게 된 일일까요. 집은 옮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와카야마의 빈집은 도쿄에 사는 사람에게 아무 쓸모가 없어요. 인구가 줄어들 때 사람들은 균등하게 흩어지는 게 아니라 일자리와 편의가 몰린 곳으로 더 모입니다. 그래서 인구 감소는 전국 하락이 아니라 격차 확대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도쿄가 오른 배경에서 더 눈에 띄는 건 인구가 아니라 공급이었어요. 같은 부동산경제연구소 집계에서 2025회계연도 수도권 신축 맨션 분양 물량은 21,659호로 197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습니다. 4년 연속 줄어든 결과예요. 여기에 건축비와 인건비가 크게 올라 새 집을 짓는 비용 자체가 뛰었다는 분석이 따라붙습니다. 인구 논쟁이 무색해질 만큼, 공급이 먼저 말라버린 겁니다. 서울의 입주 물량이 줄고 공사비가 오르는 지금 우리 상황과 뼈대가 겹치죠.
그럼 제도로 막으면 되지 않나요 — 독일의 대답
“그래도 제도를 잘 만들면 집값을 잡을 수 있지 않나요?” 이 질문의 단골 답안이 독일입니다. 신규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10% 넘게 못 올리게 하는 임대료 상한제, 집주인이 마음대로 세입자를 내보낼 수 없는 강력한 세입자 보호. 그래서 독일은 집값이 안정적이라고들 하죠. (정확히는 이 상한제가 전국 일률이 아니라 주정부가 지정한 과열 지역에만 적용되고, 신축이나 전면 리모델링한 집은 빠집니다.)

그런데 이 통념은 2020년에 흔들렸습니다. 제도는 그대로였는데, 전 세계에 초저금리로 돈이 풀리자 독일 주택가격지수는 2020년·2021년·2022년 3년 연속 오르며 누적 25%를 훌쩍 넘게 급등했어요. 그리고 금리가 오르자 이번엔 2023년 한 해 8.4% 떨어져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연간 하락을 기록했고요. 2025년에는 다시 3%대의 완만한 상승으로 돌아섰는데, 그 이유로 지목되는 것도 결국 신규 건설 부진과 치솟은 공사비입니다. 일본에서 본 그 서사와 똑같죠.

여기서 배울 건 냉정합니다. 독일 사례만 놓고 보면, 제도만으로 유동성과 공급의 충격을 다 상쇄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제도가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에요. 독일의 임대차 제도는 집값이 출렁일 때 세입자가 갑자기 길거리로 내몰리지 않게 지켜줬습니다. 제도가 잘하는 일은 가격을 붙드는 게 아니라 충격을 사람에게 덜 전달하는 것이었던 거죠.

그래서 제 지갑엔 무슨 일이 벌어지나요
이제 우리 이야기로 내려와 봅니다.

당장 확실한 변화가 하나 있어요. 집값이 어디로 가든, 지금 빌릴 수 있는 돈은 줄었습니다. 기준금리가 3년 반 만에 인상 방향으로 돌아섰고, 스트레스 금리 3.0%포인트가 수도권 한도를 깎고 있고, 수도권 주담대는 6억 원 상한에 만기 30년으로 묶였으니까요. 같은 소득으로 갈 수 있는 집의 가격표가 조용히 내려간 셈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소득 이야기를 겹쳐야 그림이 완성됩니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는 2026년 1분기 기준 약 10배 수준입니다. 버는 돈을 한 푼도 안 쓰고 10년을 모아야 한다는 뜻이죠. 이 숫자가 말해주는 건 단순합니다. 서울 집값은 이미 월급으로 따라잡는 게임이 아니라, 빌릴 수 있는 돈의 크기가 결정하는 게임이 됐다는 것. 그래서 금리와 대출 규제가 가격을 못 잡아도, 내가 살 수 있는 집은 그 손에 달려 있는 거예요.
결국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이 글을 “그래서 지금 사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로 읽으셨다면, 저는 조금 다른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일본과 독일, 그리고 우리 통계가 함께 가리키는 결론은 이겁니다. “집값이 오를까 내릴까”는 하나의 답이 나올 수 없는 질문이라는 것. 같은 나라 안에서 어떤 지역은 값이 내리는 동안 서울은 1년 반 가까이 올랐고, 빈집이 넘치는 나라에서 도쿄 도심은 사상 최고가입니다. 전국 평균이라는 한 줄로는 담기지 않는 이야기예요.
대신 이렇게 물으면 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내가 보고 있는 그 지역은, 가구가 언제까지 늘어나고 공급은 몇 년 뒤에 도착하는가.” 지역마다 가구가 정점을 찍는 해가 다르고, 오늘 삽을 뜬 현장은 몇 해 뒤에야 입주로 도착합니다. 이 두 개의 시계는 뉴스 헤드라인보다 훨씬 느리게, 그러나 훨씬 꾸준하게 움직여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요. 일본의 진짜 교훈은 “도쿄를 샀어야 했다”가 아닙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나라에서는 같은 나라 안의 격차가 커지고, 그 격차는 정보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사이에서 더 벌어진다는 것이에요. 집을 살 계획이 없더라도, 전세를 구하든 이사를 하든 우리는 모두 이 시장 안에 서 있습니다. 뉴스의 ‘전국 평균’을 내 이야기로 착각하지 않는 것, 오늘은 거기까지만 챙겨 가셔도 충분합니다.
- → 대출 이자 계산기 — 금리가 바뀌면 내 월 상환액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먼저 재보고 싶다면
- → 양도소득세 계산법 — 집을 팔 때 세금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궁금하시다면
- → 재산세, 7월·9월 나눠 냅니다 — 집을 갖고 있는 동안 매년 드는 세금이 궁금하시다면
집값이 왜 이렇게 움직이는지 그 배경에는 물가와 환율도 함께 얽혀 있어요. 대파값은 37% 올랐는데 물가상승률은 3%인 이유와 환율이 내 월급을 갉아먹는 이야기도 같이 보시면 그림이 더 선명해집니다.
본 글은 2026년 7월 기준 정보·교육·참고용입니다. 인용한 수치는 한국은행·통계청·국토교통부·한국부동산원·일본 총무성 등의 발표 시점 기준이며, 주간 가격 지표는 시장 방향을 가늠하는 참고 자료로 실거래 지수와는 시차가 있습니다. 특정 지역·주택의 매수나 매도, 대출 실행 시점을 권유하지 않으며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